[기획특집] 끊이지않는 유해물질 논란, 환경부도 나섰다.
- 완구신문 | news@toynews.kr | 입력 2013-02-14 11: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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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장난감 안전문제, 위해성 논란
어린이들에게 장난감은 현실의 또래 친구 이상의 친구가 되기도 하고, 풍부한 상상력과 두뇌개발, 사회성에 도움을 주는 교육도구가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매일같이 장난감을 손에서 놓지 않으며, 물고 빨고 만지고 심지어는 껴안고 잠을 자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어린이 장난감에서 유해물질이 허용치를 초과해 부모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하고 있다. 장난감을 둘러싼 안전문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해 5월, 기술표준원은 시중에 유통되는 완구, 보행기, 비비탄총 등 어린이용품 498개의 안전성을 조사한 후, 어린이용품 17개와 조명기기 16개에 대해 리콜조치를 단행했다.
또한, 12월에는 장난감용 승용차, 봉제 허스키, 보행기 등 중국산 완구에서 내분비계 장애물질이 기준치를 크게 초과해 검출됐다. 헤어밴드 등 국산 어린이용 장신구에서도 빈혈과 중추신경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납과 카드뮴이 기준치보다 1606배까지 높게 검출되었고, 이데 따라 기표원은 문제가 발견된 중국산 장난감 자동차 등 21개 제품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
환경부도 어린이용품 유해물질 함유실태 조사 나서
이렇게 국산 완구의 안전성에 대해서 경각심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 7일 환경부는 시중에 유통되는 어린이 완구 등 어린이용품에 대해 유해물질 함유 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어린이용품 중 생활용품, 장난감류, 학용품 등 6개 제품군 4,000개 제품이 조사 대상이었으며, 조사항목은 프탈레이트와 노닐페놀 등 15종 유해물질이었다.
프탈레이트는 산업용 화학물질로 1930년대 이후 많은 플라스틱류의 가소제로 사용되고 있는데, 프탈레이트의 주 노출경로는 음식포장이나 생산과정에서 흡수된 음식의 섭취이다. 환경에서 잔류하는 특성으로 인해 프탈레이트는 지하수, 강과 음용수에서도 발견되는데, 특히 PVC로 만들어진 장난감에서 유출된 프탈레이트는 유아의 입을 통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기때문에 그 심각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사람의 몸 속에 들어가서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거나 혼란시키는 '내분비계 장애물질(endocrine disrupter)'의 일종이기 때문에 카드뮴에 비견될 정도의 독성을 갖고 있으며, 동물 실험 결과 간과 신장, 심장, 허파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여성 불임, 정자수 감소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생식기관에도 유해한 독성물질로 보고되었다. 현재는 환경호르몬 추정물질로 구분하여 사용이 금지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식품용기에 프탈레이트의 사용이 금지되었고, 2006년부터 모든 플라스틱 재질의 완구 및 어린이용 제품에 DEHP·DBP·BBP 등 3종의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다.
또한, 노닐페놀은 계면 활성제나 합성 세제의 원료로 많이 쓰이는 환경 호르몬 물질로, 이것에 산화에틸렌을 반응시켜 섬유 직물의 염색 가공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편, 이번 환경부 유해물질 함유 실태조사의 대상 제품군은 총 6개군으로 놀이용 장난감(삑삑이, 공, 풍선, 블록, 퍼즐, 캠핑체어, 줄넘기, 훌라후프 등), 물놀이 용품(튜브, 귀마개, 비치백, 물안경 등), 어린이 장신구(머리장신구, 목걸이, 팬던트, 아동커프스 등), 학용품(가위, 클럽, 파일, 연필꽂이, 물통, 볼펜 등) 및 세정제(바디클린저, 손세정제, 장난감 세정제, 샴푸, 젖병 세정제 등). 생활용품 (거울, 돗자리, 머리빗, 수저케이스, 부채, 도시락 등) 등이었다.
이상의 제품군에 대해 프탈레이트 6종(DEHP, DINP, DNOP, DIDP, DBP, BBP), 중금속 3종(Ni, Pb, Cd), 노닐페놀, TCE, PCE, 벤젠알콜, 페녹시에탄올, 유기주석화합물 함유량을 조사한 결과, 총 3천359개 제품 중 211개 제품(6.3%)에서 프탈레이트 및 중금속이 기준량을 초과했다.
프탈레이트의 경우 플라스틱 장난감, 인형 등 프탈레이트 함유 가능성이 있는 1천360개 제품을 대상으로 프탈레이트 물질 6종을 조사한 결과, 177개 제품에서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DNOP, BBP는 조사대상 전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지만 중국산 인형 제품에서는 DEHP가 41.03% 검출되어 함량기준(0.1%)의 약 410배 이상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중금속의 경우 모형완구 등 함유 가능성이 있는 803개 제품을 대상으로 납, 카드뮴, 니켈 3종을 조사한 결과 52개 제품에서 기준을 초과했다. 특히, 중국산 모형악기(심벌즈)에서는 니켈이 1만4천814.5㎍/㎠/week로 검출되어 기준(0.5)의 2만9천628배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주석화합물(TBT, Tributyltin)의 경우 조사대상 제품인 목재완구 97개에서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품공법' 등 국내 관련법 기준을 적용받는 제품중 기준을 초과한 제품에 대해서는 지경부(기술표준원) 등 관계기관에 통보하고, 관리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사각지대의 제품에 대해서는 위해성 평가를 실시하며 위해성이 확인될 경우, 환경보건법의 '어린이용품 환경유해인자 사용제한 규정'에 반영하여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제조업체가 유해물질 줄이도록 지원 사업 추진
환경부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함께, 유해물질 함유실태 조사에 따른 연속의 일환으로, 제조업체 스스로 어린이용품 내 환경유해인자 사용을 줄이는데 앞장서도록 하는 '어린이용품 관련 사업자 자가관리 이행지원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지난 1월 18일 발표했다.
이 사업은 어린이용품 제조업체들이 제조 용품의 유해물질 함유 여부 등을 스스로 파악하고 안전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자가관리 계획 수립과 이행을 지원하는 것이다.
환경부는 어린이용품 제조업체가 대부분 중소기업임에 따라 어린이용품에 사용되는 물질에 대한 관리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규제 정보 및 전문성 부재, 시험분석 비용 부담 등 현실적 문제로 이행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이 사업을 추진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환경부는 앞선 공모절차를 통해 선정한 완구업체와 문구업체, 가구업체 각 5개사, 총 15개사를 대상으로 자가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전문적 기술과 시험분석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자가관리계획 수립과 이행을 위한 기술지원을 하는 한편, 기술지원단을 구성해 제조공정 진단을 통한 유해물질 사용절감 기술지원을 실시한다. 이와 더불어 전문 분석기관과 연계해 참여업체가 무상으로 생산 제품별 유해물질 함량을 분석해볼 수 있도록 '대상 제품의 시험분석'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향후 이행성과 평가를 실시해 우수한 기업에게는 포상과 홍보 등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다.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은 이 사업을 통해 해당 기업이 유해물질 저감사용 뿐 아니라 제품의 시장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이행지원사업'이 어린이용품에 사용되는 환경유해물질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대내외적 인식을 제고하고 나아가 규제위주의 정책에서 탈피한 기업지원을 통해 기업 스스로 유해물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긍정적 분위기가 고착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안전한 어린이 제품 생산을 위한 업계의 노력
어린이 용품에서 유해물질과 위해성의 문제가 발생하는 부분은, 경질제품의 경우 날카로운 가장자리나 어린아이가 삼킬 정도로 작은 사이즈의 부품들, 그리고 연질제품에서는 주로 프탈레이트, 중금속 등의 재료 부분이다.
환경부와 기표원의 조사에서 늘 문제가 되는 것도 이러한 부분들이다. 때문에, 제조업체 스스로가 안전불감증을 지양하고, 아이들을 생각하는 보다 성숙된 도덕의식이 필요하다.
완구업체 중에서 제품안전에 특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토이토비 실업의 이상진 부장에게 국내업체에서는 안전한 어린이 제품 생산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토이토비는 작동완구 및 교육용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 업체로, 저렴한 인건비의 해외에서 생산을 하지 않고 국내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물론,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에서 모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상진 부장은 국내생산을 하는 이유로 유해물질 관련 품질문제와 환율변동, 창고용량, 납기일 준수 등을 뽑았다.
토이토비에서는 안전한 어린이 완구를 만들기 위해서, 플라스틱 제품은 검증받은 회사의 원료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나무제품의 경우에는 시너가 들어있지 않은 니스와 천연 수성 페인트만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국내 완구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보다 높은 안전성을 장점으로 하는 국내생산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해물질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토이토비에서도 지난해 한 차례 자체 리콜 처리를 한 경험이 있는데, 개정된 안전법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조업체가 직접 주기적으로 관련기관에 문의하여 변동사항과 새로 생긴 법안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 부장은 전했다.
제조업체 입장에서 보았을 때, 최근 발표된 환경부의 유해물질 함유 실태조사와 같이 어린이 완구 부분에 대해 행해지는 조사나 검사 등의 문제점이나 개선될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어린이가 사용하는 완구에 있어서는 제조업자나 수입업자가 양심을 가지고 물건을 만들거나 수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획일적인 조사나 검사에도 허술한 부분이 있기에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관계기관, 그리고 가정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업계와 환경부 등 국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의 관심과 관리 역시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린 아이들은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 빠는 습관이 있다. 이때 장난감의 페인트가 벗겨지면 페인트에 함유된 납, 바륨 등 중금속을 먹을 가능성이 높다. 중금속의 위험성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장난감들의 계속된 리콜 사태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어린이가 납에 중독되면 식욕부진, 피로감과 더불어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플라스틱 장난감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데 쓰이는 프탈레이트 가소제는 폐와 신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장난감의 성분에 독성이 포함됐는지 여부를 잘 살펴본다. 장난감이 아니라도, 아이들이 그런 성분이 포함된 물건들을 가지고 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장난감은 천연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이 좋다. 대부분의 장난감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은 환경호르몬이 검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결코 안전한 소재가 아님이 밝혀졌다. 플라스틱이나 고무가 아닌, 나무나 천과 같은 천연 소재로 만들어진 장난감을 고르는 것이 아이들에게 보다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천이나 나무라도 농약이나 포르말린, 방충제, 색소 등으로 처리된 것은 위험할 수 있으니 유기농 소재로 만든 장난감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고무나 플라스틱 장난감은 열탕 소독 시 고무가 녹거나 환경호르몬이 나올 수 있으므로, 소독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세척을 원할 시에는 유아용 샴푸를 사용하여 미지근한 물이나 찬물에 30분 정도 담가 두었다가 부드러운 천으로 살짝 닦아야 한다. 특히 플라스틱의 블록 장난감은 브러시로 구석구석 세척해 주는 것이 위생적이다.
페브릭 소재의 인형도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 중 하나이나, 소재의 특성상 먼지나 진드기 등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가장 좋은 소재이다. 이러한 인형 장난감은 테이프 클리너로 미세먼지와 진드기를 수시로 제거해 주고, 3개월에 한번씩 유아전용 세제로 손빨래 하여 햇볕에 바짝 말려주어야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요즘 완구시장에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중국산 장난감들이 판을 치고 있다. 그러나, 한 번 구매할 때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장난감을 사주며 물건을 아껴 쓰는 습관을 가르치는 것이 좋다. 오래 갖고 놀 수 있는 좋은 장난감은 아이들이 자라도 추억이 담긴 좋은 소품이 된다.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원산지를 잘 살펴보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사용 연령에 맞는 장난감을 골라야 하며, 항상 아이들의 장난감에 관심을 갖고 정기적으로 점검해 안전상의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에게 줄 장난감을 선택할 때, 부모들이 보다 더 주의깊게 제품을 살펴야만 한다.
환경부에서도 "법적 근거가 없는 데다 표본 조사여서 해당 제품과 제작사 이름은 공개하지 않는다."며 "유해 물질 노출을 줄이려면 어린이 제품을 고를 때 제조회사 등 제품정보가 명확히 표시되고 KPS마크 등 인증표시가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앞으로 어린이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잔류성이 있는 물질이나 내분비장애 추정물질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어린이 노출을 고려한 위해성 평가를 추진해 어린이용품 사용제한 규정을 반영해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관리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사각지대에 있는 제품은 향후 위해성평가를 통해 국내 업체들도 저렴한 인건비만 중시하는 인습에서 벗어나, 안전을 위해 심사숙고하는 성숙된 기업의식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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