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20년, 거대공룡이 완구업계에 미치는 영향
- 완구신문 | news@toynews.kr | 입력 2013-12-09 14: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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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시장의 변화를 불러일으킨 대형마트
현재 전국에는 470여 개의 대형마트가 있다. 직접고용 인원은 7만여명, 판촉사원을 포함하면 22만명에 달하고 매출액 역시 초창기 450억원에서 860배 증가한 약 39조를 예상하고 있어 그야말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현재는 우리 국민 열명 중 한명이 하루에 대형마트에서 약 7만 여 종의 제품을 접하고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처럼 시장규모가 커진 면도 중요하겠지만 대형마트가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 즉 장보기 문화 자체를 버꿔 놓은 측면도 흥미롭다고 볼 수 있다.
한 가정에서 주로 주부가 쇼핑을 하던 시대에서 대형마트가 들어오고 나서 부터는 온가족이 마트에 가서 아이들은 장난감을 고르고 주부는 남편과 함께 전단지를 보면서 싼 물건을 찾는 것이 익숙한 모습이 되어 버렸다. 또 퇴근 후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야간쇼핑, 올빼미 쇼핑 등의 신조어도 생겼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형마트는 1993년 이마트 창동점으로 당시 유통업계에서는 일대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국내에 처음 생긴 대형마트는 시중 가격보다 저렴한 물건을 판매하는 데다 다양한 제품 구색이 갖추어져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로부터 3년 후인 1996년에 한국 유통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고 미국과 유럽의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까르푸가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된다.
국내의 기존 유통업체들보다 효율적인 시스템과 저가의 제품들로 무장한 대형마트들은 IMF로 인한 경기 침체로 인해 저가의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국내 유통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머지않아 월마트, 까르푸 등 국내에 진입했던 해외 대형마트들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철수의 수순을 밟게 되고 이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토종 대형마트가 시장의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국내 소비자들의 쇼핑습관, 구매행태 등을 무시하고 선진국에서 했던 방식을 그대로 도입한 해외 대형마트들이 우리나라 시장의 문화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반면 국내 대형마트는 주거지역에서 가까운 위치를 선점하여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에 잘 맞는 백화점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가격은 낮추는 등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 현재까지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있다.
대형마트가 고도성장을 해오는 동안 후유증도 적지 않았다. 그 중 가장 큰 것은 주변의 전통시장을 포함해서 중소 골목상권과의 갈등과 충돌을 꼽을 수 있다.
대형마트가 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가장 많이 위축된 것이 전통시장이나 중소유통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갈등이 첨예화 되면서 대형마트가 지역상권을 잡아먹는 공룡이라는 비난을 받게 되었고 특히 최근에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대형유통에 대한 규제, 책임론이 계속 등장하면서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는것도 현실이다. 또 이러한 것들은 동반성장이라는 측면에서 이슈가 되고 있고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한편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대형마트의 성장률이 올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은 유통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대형마트 성장저하의 가장 큰 원인은 소비자들의 쇼핑 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원거리 대량 쇼핑 대신 근처의 슈퍼나 편의점 등 가까운 곳에서 소량의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쇼핑채널의 다변화로 더욱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소셜 커머스나 초저가 업체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대형마트의 성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러한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최근 대형마트들은 기존의 대형마트의 수익을 극대화 하고, 창고형 할인매장과 슈퍼체인 할인매장 등 대형마트의 형태를 다양화 하는 것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대형마트 20년, 완구유통업계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
대형마트의 등장에 이은 20년 동안의 성공은 완구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대형마트의 등장과 온라인쇼핑 그리고 택배사의 발달은 기존 완구도매업의 침체로 이어졌고 새로운 유통 물류 체계를 만들어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완구유통은 서울과 수도권, 지방 행정도시의 도매상을 거점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등장과 함께 소비자의 구매패턴이 변화하고,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완구유통의 중심이 완구 도매상에서 대형마트 벤더로 옮겨지게 된다.
이처럼 대형마트가 거대 공룡으로 성장하고 완구업계의 대형마트 완구매출 비중도 50% 이상을 차지하며 대형마트는 현재 국내 완구 유통의 버팀목이 되었다.
그러나, 대형마트에 대한 완구업계의 불편한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의 점포수가 300여 개가 넘어서면서 대형마트의 직소싱 제품(PB제품)을 중국 현지 공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들여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직소싱제품은 대형마트 완구매장 포지션의 30%를 육박하고 있어, 완구업계의 큰 고민거리가 아닐수 없다.
소비자들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지난 20년, 거대 공룡으로 불릴 만큼 입지가 탄탄해 보였던 대형마트들도 소비자들의 구매패턴 변화와 소비심리 변화등의 거센 바람을 맞으며 성장이 저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고 대형마트 그 이상의 다양한 유통채널이 더욱 빠른 싸이클로 등장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완구업계에서도 다양한 노력과 시도를 통해 이러한 변화의 바람에 맞설 수 있는 돌파구를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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