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구업계 도 넘은 '베끼기'
- 완구신문 | news@toynews.kr | 입력 2014-04-04 12:48:14
최근 국내외 완구를 수입·개발하는 B업체는 자사가 개발한 마술완구제품이 교묘히 카피되어 생산되는 통에 골머리를 앓았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국내 유명한 마술사를 모델로 기용해 TV광고까지 진행하며 인기상품 반열에 올랐으나 제품이 출시된지 불과 6개월도 안되어 타사에서 동일한 제품명에 인기캐릭터를 차용한 마술완구가 출시되어 시중에 유통되었기 때문이다. B업체의 관계자는 "장기간의 개발기간과 막대한 홍보비용을 들여 회사측에서도 애정이 많이 가는 제품이었는데 타 업체에서 동일한 제품명을 사용해 출시하는 바람에 잘나가던 제품에 초를 치는 경우를 당했다"며 황당함 속에 분을 삭이지 못했다.
잘나가는 제품은 일단 베끼고 본다?
이러한 베끼기 제품, 이른바 미투(MeToo)제품으로 인한 업계의 손실은 대략 수천에서 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적재산권 내에 특허권이나 실용신안권, 상표권 등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제품의 디자인이나 상표를 보호 받을 수도 있지만, 이것도 쉬운 상황은 아니다. 현재 국내 완구업계의 실정 상 법적 효력이 강력하지 않고, 소송이 진행되는 시간에 비해 완구판매 싸이클이 짧아 법적 판결이 났을 때는 이미 '치고 빠진' 상태여서 그동안 입은 경제적 손실을 막을 방법이 없다. 이러다 보니 “국내에서 완구를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이 취약하여 중국에서 생산하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하에 인기제품에 무임승차한 베끼기 제품들이 업계전반에 만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분별한 카피, 갈길 잃은 정체성
규모가 작은 국내 완구산업의 현실 속에서 제품의 인기에 편승하여 제품명이나 특징을 동일하게 구성하는 베끼기 제품을 출시해 손쉽게 홍보하고 이익을 추구하려는 의도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위해 베끼는 것에 길들여지면 자체 연구개발을 뒷전으로 미루게 되고 타 업체의 장점만을 여과없이 수용해 결국 본래의 정체성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면 단기간에 수익을 올릴 수는 있지만 신뢰성 있는 브랜드가 될 수는 없어 업체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된다.
이는 비단 업체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장에 빨리 뛰어들었다가 단물만 먹고 얼른 빠져나오는 이른바 ‘치고 빠지기’ 전술이 업계에 만연하게 되면 정상적인 기업들의 창의성을 위축시키고 개발비를 절감하는 기업들이 늘어나 제품의 질이 전반적으로 저하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어진다. 한걸음 더 나아가는 발판이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면 제품의 수준은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 되어 업계의 발전을 저해하는 큰 이유가 된다.
창의적인 제품 개발을 통한 공정한 경쟁 필요
베끼기를 통한 반쪽짜리 제품을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업체들에게 관대했던 업계의 시선도 바뀌어야 한다. 베끼기 제품들의 생산을 용인하는 것은 눈앞의 달콤함을 위해 독이 든 잔을 방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타 업체의 장점만을 여과 없이 수용해 자칫 본래의 정체성을 잃기 쉬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업계 전반의 성장을 퇴화시키는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완구를 개발하는 업체들의 경우에도 사전에 실용신안이나 상표권 등 법적 안전장치를 미리 마련해 인기제품에 무임승차하려는 비양심적인 행태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여야 할 것이다.
창의적인 제품 개발을 통한 공정한 경쟁은 산업 전반을 발전시키고 개인의 기업 브랜드를 키워나가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이다. 앞으로 국내 완구산업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보다는 창의적인 제품의 개발에 힘쓰는 업계의 자정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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