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구 KC 인증, 이대로 괜찮은가
- 이상곤 기자 | cntoynews@naver.com | 입력 2021-04-27 11:38:44
▲ 한국완구협회 이병우 회장 |
#어린이의 꿈과 희망, 어디로?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 펜더믹의 여파로 인해 업계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예년 같으년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어린이날 시즌 성수기를 앞두고 분주해야 할 업계는 중국발 원자재 인상과 검사비 부담으로 입고되는 제품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제품의 생산의 어려움과 가격 인상이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의 꿈과 희망을 위해 안전하고 좋은 완구를 개발 생산하고 정품 완구 유통에 앞장서야 하는 것은 업계 모두의 책무인 것이다.
▲ © 캐릭터 완구신문 |
#유통의 변화, 모바일쇼핑 급성장
코로나19의 비대면 시대가 아니더라도 이미 모바일쇼핑의 시대는 도래했다. 최근 50~60대의 장년층까지 인터넷 쇼핑으로 구매에 나서며 국내에 스마트폰이 등장한 후 10여 년 만에 천지가 개벽할 혁신적인 변화의 바람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쿠팡은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국내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하며 온라인 마켓에 주도권을 쥐고 치고 나갈 것이고, 이에 네이버 쇼핑과 신세계가 손잡으며 온라인 마켓에 추격전을 펴고 있다. 국내 3위 이베이 지마켓과 티몬도 국내시장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어 온라인 시장의 향배가 주목된다.
#KC 인증 없으면 유통 불가능?
어린이 제품의 KC 인증은 제조사 및 수입사 스스로 안전을 책임지는 자율안전확인제도를 택하고 있다. 완구는 스스로 KC 인증을 받지 않으면, 국내생산제품은 판매를 할 수 없으며 수입 완구의 경우 관세청의 통관 자체가 불허되어 해외에서 절대로 제품을 들여올 수가 없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KC 인증 없이도 소비자에게 유통되는곳이 있으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로 인해 KC 인증을 받고 5년 유효기간 잘 지키는 정상적인 업체는 역차별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장난감 직구, KC 없어도 된다!
이 무슨 괴변이냐고 하겠지만 국내 온라인 쇼핑몰 마켓 P사의 사이트에는 171,000건의 장난감이 해외 직구를 통해 KC 인증도 없이 무방비로 소비자에게 팔려나가고 있으니, 도대체 소비자의 안전은 누가 지킨단 말인가?
이와는 반대로 해외 유수의 브랜드를 라이선스를 통해 국내 유통하는 완구기업은 매년 수천만 원의 KC 인증을 지불하며 사업을 하고 있다고 허탈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 © 캐릭터 완구신문 |
#KC인증 유효기간 5년 이라고?
'어린이 제품의 유효기간 5년은 제품의 유효기간이 아니다'
KC 인증이 도입되면서 5년의 유효기간을 두고 매 5년마다 재검사를 받도록 되어있다. 문제점은 없을까?
어린이 제품의 5년 유효기간은 통관일 기준이다. 즉 제품의 유효기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린이 제품의 KC 인증은 자율안전확인이다. 동일한 제품을 5년마다 KC 인증을 위해 안전 확인 신고 즉 검사를 신청해서 합격이 되면 KC 인증 번호가 바뀌게 된다.
15년간 동일한 제품을 판매한다면 이 제품의 인증번호는 3번이나 바뀌어야 된다는 것이다. 5년 후에 검사를 받으면 전혀 다른 인증번호가 부여되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KC 인증 5년이 지난 제품에 대하여는 판매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고정시켜 놓고 있기 때문이다.
#완구의 검사비는 적절한가?
완구 산업은 과거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적합업종으로 지정될 만큼 소기업이 80%에 달하는 업종이다. 50인 이상 기업이 손꼽을 정도이며 최근에는 가족과 함께 운영하는 5인 미만의 가족기업과 10인~ 30인 미만의 기업이 대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업계 설문조사에 따르면 제품과 기업에 따라 편차는 있겠으나 연 매출 10억~ 20억의 경우 약 4천여만 원, 연 매출 약 80억 원의 경우 약 6천 만원 이상의 검사 비용이 지출되고 있어 매출이 적은 소기업일수록 검사비의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금의 법대로라면, 5년마다 재 검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개발에 드는 검사 비용이 적지 않게 부담된다는 것이다.
#Made in Korea 제품 홀대, 수입품보다 못한 대우
'Made in Korea'제품이 수입품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는 사례가 있다.
5년 전 A업체는 신제품에 국내 R&D 인력과 큰 생산 비용을 투입하여 제품을 런칭하게 된다. 1,000개만 생산하면 단가가 매우 높아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살 수 있게, 한 번에 10,000개를 제조, 생산하게 되었다. KC 인증을 받아 안전성을 확보하고 열심히 판매했으나, 5년이라는 시간 동안 3,000개만 판매하게 되었다. 나머지 7,000개가 창고에 그대로 쌓여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쇼핑몰에 제품을 출고하기 위해서는 5년 전에 만들고 받았던 안전확인검사를 또 비용을 들여 검사를 받아야 했다. 본 제품은 안전확인검사를 받을 당시 생산한 것이지만, 유효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출고가 금지되었다.
위 사례는 5년이라는 유효기간을 수입제품은 통관일, 제조제품은 제조일이 아닌 출고일을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A업체는 국내 R&D 인력과 비용을 투입해서 자랑스러운 Made in Korea로 생산을 했지만 수입품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해법은 무엇일까?
2012년 KC 안전 인증 제도의 도입과 2015년 어린이안전특별법의 제정으로 완구 시장은 저 가격, 저 품질 중국산 완구의 무분별한 유입으로부터 다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어린이 안전을 위한 우수한 품질의 완구를 연구개발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5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현재의 법 규정은 큰 부담으로 느껴지고 있다.
첫 번째 해법으로 신상품 KC 안전 검사를 합격한 상품은 5년 후 재검사 시,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해 주어야 한다. 한 개의 상품을 5년 이상 시장에서 꾸준히 판매한다는 것은 해당 상품의 품질유지를 위해 기업들이 나름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정상적인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구매 대행업체의 해외 직구 상품 KC 인증의무화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그것만이 어린이의 안전도 지키고 불합리한 KC 인증에 대해 오해와 불신을 없앨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완구 생산자 역시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안전하고 우수한 품질의 완구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절대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완구의 최종 소비자인 우리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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